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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패턴만 해서는, 글쎄~"

 

요즘 캐나다에 트렌드는 패턴사 보다는 테크니컬 디자이너다.

아니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 트렌드일 수도 있다.

캐나다 내에 큼직 큼직한 패션 회사들이 패턴 메이커를 뽑지 않고

테크니컬 디자이너를 뽑고 있다.

따라서 테크니컬 디자이너의 고용으로 인해

패턴사(패턴 메이커)들의 문이 좁아지는 게 사실이고, 이곳에 현실이다.

 

그렇다면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분들은 이런 의문들이 생길 것이다.

저는 패턴사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죠?

 

그러나!!!

한국에 대부분의 패턴사는 걱정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왜?!!!

한국의 패턴사들은 이미 테크니컬 디자이너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블로그에서 얘기했듯이 이곳의 패턴사들은 정말 오로지 패턴과 피팅만 한다.

(이전 포스트 바로가기)

하지만 한국의 패턴사들은 많은 것 들을 한다,

디자이너와 상의를 하고,

디자이너와 피팅을 보고,

그레이딩, 요척까지 하며,

공장 컨트롤을 하고,

품질 관리도 하며, 정말 많은걸 한다.

 

내가 캐나다에 와서 처음 테크니컬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을 때

난 어리둥절했다. 

"한국에서 내가 하던걸 다 하네?"

"그런 일 하는 게 패턴사 아닌가?"

등등

취업을 하고서야 비로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회사에서 원하는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와 짝이 되어 디자인과 스타일을 이해하고,

회사 스탠더드에 맞게 품질, 생산을 관리하고

제품의 치수 측정, 사이즈 차트 작성

샘플사와 상의하며 세세하게 변경사항들 점검하고,

패턴을 만들고, 패턴 수정하고

개선 사항들을 피드백해야 하며

제품 개발자들에게 세세한 정보들을 제공해야 하며,

요척사, 그리고 공장에 패턴을 보내줘야 하고

품질관리자도 미팅을 해야 한다

등등이 있다.

 

 테크니컬 디자이너들이 해야 할 일들을 읽어보니 

내가 하고 있는 일인데? 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된다.

 

이 곳 회사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다.

비싼 임금을 주고, 패턴사와 그 외 다른 일을 할 직원들을

뽑느니 혼자서 많은걸 할 수 있는 테크니컬 디자이너를 뽑는 게

회사에겐 엄청나게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있다.

너무 패턴사를 쉽게 보는 건 아닌가?

과연 제대로 패턴 훈련 안 된

이름만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과연 패턴을 제대로 할 수는 있을까?

하고 말이다.

심지어 패턴에 대한 지식도 없으면서

테크니컬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하는 말이다.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패턴에 관심이 있거나,

해외 패션 필드에서 관심이 있어서 오는 거라 생각된다.

녹녹지 않은 한국의 패션 필드, 

패턴사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

패턴사가 되기 위한 고된 열정 등

이런 많은 이유들로 많은 예비 패턴사들 또는

아직 자리 잡지 못한 패턴사들 분들

상당히 고달프리라 생각된다. 

이미 한국에서 겪어본 일이니 상당히 공감이 가는 건 당연하다.

이렇게 열심히만 한다고 패턴사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언제까지 열심히 해야 할까?

언제쯤 패턴사로써 제대로 된 대우를 받게 될까?

등등 수많은 고민들을 하고 또 했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

이런 블로그를 써봤다.

한국에 패턴사들은 테크니컬 디자이너라고 딱히 어려울 것이 없다.

이 곳 캐나다에 어떤 누구보다

열심히 패턴 공부하며, 

열정적이며,

사수로부터, 선배로부터 노하우를 배우고,

손이 빠르며,

똑똑하고, 영리하다.

 

단지 문제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 중에 하나가

"Excellent written and verbal communication skills"

바로 이것이다.

이 영어라는 산을 넘지 못하는 한

다른 모든 것들을 잘해도,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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