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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패턴 배운 적 있어요?"

"어디서 패턴 배운 적 있어요?"라는 교수님의 이 질문이 지금에 나를 패턴사로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취업 준비할 대학교 4년에 난 배우고 싶은 걸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고 있었다.

 내가 이랬던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능동적이었고, 발걸음에 힘이 느껴졌다.

패션 관련 여러 수업을 들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매주 패션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수업이었다.

매주 정해진 패션 관련 주제를 파워포인트로 준비를 해, 매주 전체 학생이 돌아가며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수업이었다.

그때 그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누노 씨는 MD 쪽을 해보는 게 어때요? 아이디어들이 남다르며, 물리 전공이라 수학이나 통계 쪽도 괜찮을 것 같고 말이야"

패션 쪽 직업에 갈등을 하던 때였는데 그 교수님의 그 제안은 무척이나 솔깃했다. 그 교수님은 현직에 종사하는 교수님이었으니 더욱 솔깃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 할지를 알게 되었다. 

때는 패턴 수업을 수강할 때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패턴이 뭔지도 몰랐을 텐데 왜 그 수업을 들었는지 여전히 이해가 안 간다.

하지만 난 그때 패턴에 대한 매력을 무척이나 많이 느꼈었다. 내 백그라운드인 물리 쪽과도 어느 정도 연관도 있어 보였다. 

어느 날 패턴을 가르치던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리포트를 돌려주며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어디서 패턴 배운 적 있어요?"

"아니요"

"진짜 없어요? 아니면 패턴사 준비라도 하나요?"

"패턴사가 뭐하는 직업이에요? 패턴을 배운 적 없는데요, 저는 물리 과고, 패션은 복수 전공이라서요."

"아니, 다른 게 아니라 전공자들보다 너무 잘해서 패턴을 배운 적 있나 물어봤어요."

그랬다. 드디어 내가 뭘 해야 할지를 찾게 된 순간이었다.

패!

턴!

사!

패턴사라는 직업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된 순간이다.

그 후 나는 패턴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관련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관련 정보를 알아 갈수록 절망 적이었다.

다들 패턴사는 힘들다고,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가느냐고,

공장에 가서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그 당시 많은 패턴사 분들은 패션 전공자들보다는 현장 경험에서 재단사부터 시작해서, 직접 체험하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패턴사가 되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 분들의 경험들은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그렇게 학교 생활과 패턴사 관련 정보들을 알아보며, 정말 좋은 학점들과 함께 대학교 4학년을 무사히 마쳤고,

복수전공에 필요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5학년(?)이 되어야 했다. 

다행히도 5학년(?)인데도 전 학기 학점들이 잘 나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건 나중에 패턴사가 되려는 내게 큰 도움이 된다.

학기 내내 수업 하나만 들으며 보낼 수 없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내가 원하는 시간을 뺄 수 있어서 그 당시로는 무척이나 괜찮은 아르바이트였다.

그렇게 아르바이트하고, 수업을 들어가며, 패턴사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던 중 패턴 관련된 무척이나 흥미로운 사이트를 찾아낸다.

바로 웹사이트에 있는 번호로 당장 전화를 걸었다. 

"그곳이 패턴을 가르쳐주는 곳이 맞나요?"

"네 패턴 전문 학원입니다."

그렇게 난 패턴사로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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