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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며 살까? 취미로 할까?

2019/04/04 - [나는 패턴 메이커다.] - 나는 패턴 메이커다 - 06

 

나는 패턴 메이커다 -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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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을 하고 일 년간 밴드를 하는 동안 즐거웠다.

행복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고 싶은걸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때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을 고집한다는 건 

무던한 노력이 필요하며,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며,

남의 말에 휘둘리지도 말아야 하며,

남의 눈들을 의식하지 않아야 하며 

무한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말이다.

 

무작정 밴드 합주만 하며 살 수는 없었다.

맘에 드는 기타를 구해야 했으며,

그에 따른 악기들도 구해야 했다. 

이런 것 들이다.

먹고, 살아야 했고, 

합주 비도 내야 했고,

이제 막 만들어진 밴드에게 우리가 비용을 지불할 테니네

와서 공연해 주세요 하는 공연장도 없었기에

클럽을 우리 돈으로 대관비를 지불해야 했었다.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기 위해선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닌 일을 더 많이 해야 했다.

 

많은 알바들을 했다.

LG 텔레콤 중계기 검침,

막노동,

이벤트 알바,

설계 회사 알바,

등등

많았다.

덕분에 많은 경험들을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알바는 이벤트 알바였다.

몇 시까지 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 나가

이벤트 일을 돕는 일이었는데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샤넬 화장품 소개 행사였다.

더군다나 아르바이트생 중 난 운이 좋게도

한국 샤넬 지점(시청에 어느 빌딩으로 기억)에 들어갈 수 있었다.

벽 한쪽이 샤넬 백과 화장품들로 가득

그곳에서 내가 했던 일은

행사에 초대받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제품들을

포장하는 것이었고,

그때 난 그곳 직원에게 어떻게 하면 여기 샤넬에서 일할 수 있어요?

하고 물었던 게 기억난다. 

대답은 간단했다. 

"프랑스어 공부 많이 하세요."

 

또 하나 기억나는 건 한 여름 막노동이었는데,

2박 3일 동안 잠도 못 자가며,

작은 공장 하나를 철거하는 일이었다.

 그 일을 마친 시간이 아침 7시였는데,

내 인생에 처음으로 그 시간에 삼겹살을 먹어봤고,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 덕분 그해 여름은 나에게만은 땀도 안 나고 시원했다.

 

아무튼 밴드를 하면서 몇 번의 대관 공연도 하고,

 

Today - Smashing Pumpkins(우리 밴드가 자주 커버했던 곡이다)

내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Nuno Bettencourt)도 보고 ,

누노란 이름은 여기서 왔다.

Nuno의 첫 내한 공연(2013)이였다.

이때 베프인 기타 리스트와 함께 누노를 보러 대구를 내려갔었던 기억이 난다.

나와 친구가 맨 앞줄에 거 신나게 노래 따라 부르는 장면이

위 동영상에 들어가 있다(어딘지는 비밀ㅋ) 

 

이렇게 정신없이 일 년이 지나가자 다시 고민이 찾아왔다.

학교로 돌아가야 하나?

밴드를 계속해 볼까?

언제까지 이렇게 알바를 하며 살아야 하나?

졸업 후 뭘 하며 살아야 하지?

물리를 계속해야 하나?

등등

또 하나 어깨를 누르는 건 다름 아닌 장남,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부담감이었다.

이때 불면증이 왔었다.

 

이런 내 맘을 알고 계셨는지 어느 날 엄니께 전화가 왔다.

"너무 부담 갖지 말아라, 어떻게든 살게 되어 있어"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잘하리라 믿어"

 

덕분에 한결 가벼워졌지만

이젠 내 앞날이 문제였다.

밴드냐? 학교냐?

많이 고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고달파진다"라고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정을 했고,

밴드는 취미로 남기기로 했다.

기타는 언제들 연주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수강 신청을 하게 되는데,

수강 신청을 하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2019/05/13 - [나는 패턴 메이커다.] - 나는 패턴 메이커다 - 08

 

나는 패턴 메이커다 -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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