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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you Japanese?"

로잉머신에서 십분 땀을 뺀 후

웨이트를 시작했다.

한 세트가 끝나자 어디선가

"너 일본이야?"

내가 운동 시작할때 러닝 머신에서 걷고 있던 할머니다.

"아니, 한국 사람인데?"

캐나다와서 일본인이냐 소리는 드물었다.

중국인이냐 소리는 많이 들었다. 중국인 친구랑 있어도

그 친구 말고 나에게 중국인이냐 물어왔었다.

 

잘 되지 않는 영어로 더듬 더듬 내게 말을 붙힌다.

본인은 스리랑카에서 왔단다.

첫째 딸이 지금 베트남, 중국, 등등 돌아 한국을 갈꺼라고 한다.

딸이 무슨 일을 하냐 물었더니 

위니펙 대학교를 졸업하고, MITT라는 컬리지에서 디렉터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비지니스차 한국을 갈거라는거 보니

아마도 학교 커리큘럼이나 플랜을 짜는 일을 하는거 같다.

 

나에게 무슨 일을 하냐 묻길래

패션 디자인을 한다 그랬다.

한국도 그렇고 이 곳도 그렇고 패턴사라고 하면 잘 모른다.

그래서 그냥 디자인을 한다고 한다.

어찌보면 패턴도 디자인을 하는 거니까

좀 더 자세하게 말하고 싶을 때는

건물에 도면이 필요하듯이 옷에도 도면이 필요한데

그 도면을 만드는 직업이야.

이렇게 말해준다.

그리고  본인은 현재 관광비자로 방문했고,

작년 6월에 캐나다에 처음 왔다고 한다.

듣는 순간 난 놀라웠다. 

영어로 말을 걸었다는 용기 자체만으로도 박수 쳐주고 싶었다.

그래서 난 얘기해 줬다.

"너의 영어 실력은 정말 멋져"

정말 멋졌다. 캐나다 온지 일년도 안되었는데,

문법에 신경쓰느라, 생각해가면서 더듬더듬 했지만 

본인이 할말을 웬만큼은 표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머리속엔 많은 생각들이 맴돌기 시작했다.

캐나다 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왜 용기가 없었지?

난 저때 뭘했지?

저 당시 내가 영어로 대화를 하면 상대방은 이런 느낌이였겠구나.

내가 이만큼 세월이 흐른건가?

세월이 흐르도록 난 저 분처럼 용기내기 못했을까? 등등.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리속을 스쳐지나 갔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운동을 다시 하던 중

다른 할머니가 오셨고, 두 분은 이미 아는 사이였으며 한참을 이야기를 나눠었다.

한명은 스리랑카에서

다른 한명은 우크라이나에서

그렇게 둘은 본인들의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해가며,

모르면 손짓, 발짓해가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리곤 언제 전화할께 하고선 우크라이나 할머니는 떠났다.

 

그리곤 스리랑카 할머니가 내게 인사를 건네 온다. 

이제 본인은 힘들어서 집에 갈꺼라고

아까 왔던 우크라이나 할머니도 캐나다 처음 왔을때

영어가 제로였데 하며 깔깔대며 웃는다.

 

나도 그랬다.

나도 처음엔 Yes, No, Thank you, Sorry밖에 할 수 없었다.

(물론 이런 단어도 영어가 들려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 할머니의 심정이 이해가 갔고, 어떤 맘이 였을지 공감이 갔다.

 

난 이름을 물었다. 

"내 이름은 소네트라야"

"그냥 맘이라 불러, 사람들이 스리랑카 맘이라 불러. 깔깔깔"

"오늘 만나서 반가웠고, 담에 또 보자 안녕"

긴장 하셨는지 열쇠를 놓고 가셨다

얼릉 갔다 드렸더니.

연신 Thank you를 하신다.

 

요즘 이런 일, 저런 일로 인해 스트레스도 받고 있었는데,

참 많은걸 느낀 여유로운 시간이였고,

잠시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시간이 였어서 좋았다.

다음에 소네트라 할머니 보면 

반갑게 인사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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